에코페미니즘

이거...제목만 딱 봐도 뭔가 아스트랄한 느낌이 들면서 대박이 틀림없다는 예감이 팍팍 솟구치는 용어가 아닐 수 없다. 딴 말이 필요 없고, 직접 한 번 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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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된 기사지만, 아래에 한의사 아줌마 얘기 쓰다가 웬일인지 딱 떠올랐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의 두개골을 열어보고 싶다는 생각과 동시에, 어쩐지 사는 게 굉장히 편할 것 같아 부러운 생각도 함께 들었다. 몇 년이나 지난 후에 씹으려니 시의성은 떨어지지만, 언젠간 해야 될 일이라 치고 씹어보자.

과학의 진보에 대한 남성적인 야망에 불탔던 대표적인 서구인 베이컨은‘, 실험을 통한 견고한 과학기술로 신이 인간에게 선사하신 대자연을 지배하리라’확신하면서‘아는 것이 힘’이라 했다. 그는 근대과학의 요람이 될 영국의 왕립학회를 창설하면서「, 시간의 남성적 탄생」(The Masculine Birth of Time)이라는 책을 쓰기도 했다. 이 책에서 베이컨은, 이제 자연은 남성을 위해서 봉사하고 남성의 노예가 되어야한다고 선언했다. 그리고“자연은 마녀와 같아서 계속해서 고문하고 겁탈해야만 비밀을 토해낸다.”고 말했다.
● 놀라운 일은 이런 식의 공격적인 정서가 곧‘객관적이고 가치중립’이라는 과학의 미덕으로 인정받게 된 역사적 사실이다. 생태여성주의 과학에서는, 정말 가치중립적이고 진정으로 객관적인 과학을 하기 위해서“여성의감수성을 과학의 방법론에 포함시키고 자연과소통할 수 있는 체험을 하라!”고 요구한다. 만약에 이런 요청이 비과학적인 진술처럼 들린다면, 그건 그만큼 공격적이고 약탈적인 과학의 이데올로기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뭐 이 정도이다. 글을 쓰는 나쁜 버릇은 다 들어가 있을 뿐 아니라 (증명이 아닌 선언을 하기, 반대논리를 인신공격으로 미리 차단하기, 존재하지 않는 허수아비를 적이라고 규정한 후 공격하기 등등) 정작 자신은 "공격적이고 약탈적인" 페미니즘의 이데올로기에 길들여져 있음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불쌍한 인생인지 부러운 인생인지.

DNA의 구조를 해명하여 노벨상을 수상한 프랜시스 크릭이 제안했던 중앙통제론 (Central Dogma)의 원래 개념은‘, 단백질을 합성하는 방향으로 유전정보가 일단 유입되면, 그렇게 합성된 단백질 쪽에서 정보가 나오는 일은 절대 없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중앙통제론은 유전자의 계급구조를 가정한다. 이는 기업이나 군대의 활동방식과 닮은 구조로, 이런 식의 가부장적모델을 설정할 경우 유전적인 안정성은 정보 흐름의 일방향성으로 유지된다.

과학에 대한 이해가 전무한 전투적 페미니스트가 과학에 대해 글을 쓰면 어떻게 되는가를 보여주기 위해 교과서에 실으려고 쓴 글 같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은, 한마디로 말해 "(무슨 이유에서건) 이러이러한 이론/사실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 이론/사실은 진실이 아니자"라는 것이다 (한국어의 어법을 무시한 점 용서하시길). 그러한 주장의 논리적 오류와 사실적 허접함은 말할 나위도 없다. 읽어보시면 알겠지만, 이 구절은 "남성적 폭력적 과학의 도그마에 도전하는 우리 장한 여성과학자 바바라 매클린탁"의 연구에 대한 칭송으로 이어지는데, 바바라 매클린탁이 이걸 읽었다면 아마 귀싸대기를 한 대 날려주고 싶었을거다.

일단 센트럴 도그마를 중앙통제론으로 번역한 것도 무지인지 고의인지는 몰라도 마음에 들지 않는데다 (중심 사상 쪽이 훨씬 나을 것이다),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유전자에서 단백질로의 정보의 흐름이란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진실이다. 이걸 특히 진보적인 사상을 가진 과학에 무지한 사람들이 마음에 안 들어하는 경향이 있는데, 요는 "그럼 인간/생물은 노력에 의해 바뀔 수 없다는 거냐?" 뭐 이런 게 마음에 안 든다는 거다. 과학적 사실을 아무데나 외삽하면 이런 삽질이 나온다. 대표적인 예가 유명한 리센코의 경우이지만, 많은 진보주의자들이 심정적 라마르키안이라는 건 새삼스러운 얘기가 아니다.

이 기사 쓴 아줌마가 비슷한 부류라는 얘기는 물론 아니다. 뭐 그렇게까지 얘기해 주는 건 과대평가일지도 - 그냥 도그마는 나쁜 거고, 프랜시스 크릭은 남자다, 이 정도만 알고 있는 여자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그런 생각도 든다. (나는 이 아줌마가 "여자"여서 씹고 있는 게 아니라는 걸, 노파심에서 다시 한 번 변명하고 마치자)

by 맨땅에헤딩 | 2005/03/28 14:07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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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기불이 at 2005/03/29 07:13
하여간 "신" 으로 시작하는 것치고 신통한 게 없어요. 신과학, 신지식인, 신한국당.... 구관이 명관인가.
Commented by intherye at 2005/04/01 19:47
엊그제 읽은 책에서는 크릭이 자랑스럽게 "핵심 교리"라고 불렀다고 번역했더라구요. 그나저나 그게 가부장적이라니;
Commented by 맨땅에헤딩 at 2005/04/02 01:49
핵심교리는 그나마 뜻은 그럭저럭 통하죠, 오해의 소지가 있고 감정적으로 가치중립적이 아니긴 합니다만...중앙통제론은 도대체 뭔지. -_- 뭐, 테트리스나 조리퐁에서 문제를 발견할 정도니까 (헛소문이라는 말도 있지만) 별로 놀랍진 않고, 다만 좀 불쌍하죠.
Commented by 머천트 at 2008/06/27 15:10
캐롤라인 머천트가 님보다 과학을 더 잘알겁니다.

한두 문단 따와서 잘났다고 소리치는 것이 참 답답하네요.

머천트의 책 전체를 읽고 이런 말 하는 건지...
Commented by 맨땅에헤딩 at 2008/06/27 17:36
그러는 당신은 책은 커녕 40줄도 안되는 포스팅도 제대로 읽지 않고 댓글을 싸지르는데? 이래봐야 당신같은 부류에 대한 고정관념만 자꾸 심어준다구요.
Commented by 백월 at 2008/07/09 10:31
에코페미니즘이라는게 언젠가 기사에서 보기에 남녀의 생래적차이를 인정하자는 식의 이야기... 로 쓰인걸 봤는데 (..8년은 됐군요.) 뭐 말 그대로의 이야기라면 딱히 뭐라고 할 것도 없지만 기사를 읽어보니 남자는 강하고 여자는 약하니 어쩌고 저쩌고... 이런식의 논지라서 뭥미 했던 기억이 나네요.
뭘 그리 분할시키려고 아둥바둥인지. 한 세력 쥐고 싶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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