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동안의 거짓말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7/10/24/2007102400840.html

가브리엘 마르께스의 소설 제목 같아보이는 이 책은 미쿡에서도 건강과 환경으로 사람들 겁주는 일은 제법 쏠쏠히 벌이가 되는 직업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나도 은퇴 후에 제 2의 인생을 살 때 고려해볼 만한 직군인 것 같다.

어떤 것을 겁내야 하는지 (가령 중세 유럽의 마녀나, 7,80년대의 빨갱이) 판정하는 사람에게는 큰 권력이 돌아간다는 얘기를 이 블로그 어딘가에 썼던 것 같은데, 인공합성 화합물에 대해 필요이상으로 겁주는 사람들도 이 부류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물질들은 일정량 이상을 섭취하면 안되고, 섭취허용량을 정해놓은 데에서도 이 점은 명백하다. 그러나 합성물질이 <root of all evil>이라는 식의 인식은 더욱 곤란하다. 이런 책들의 문제는 무책임하다는 데 있다. <대안은 뭔가?>라는 물음에 취약하다는 얘기다. 오케이, 화학물질이 나쁘다고 하자. 그래서 현대인의 생활이 비참해졌다고 치자. 화학물질을 없애면? 우리는 절대로 60억 인구를 지탱하지 못하고, 더러운 물을 마셔야 하며, 가벼운 박테리아 감염에도 목숨을 위협받아야 할 것이다.

책은 FDA가 신약을 승인할 때 약의 안전성을 면밀히 조사하지 않으며, 약품 제조업체들이 제공하는 안전성에 관한 자료를 토대로 승인 결정을 내린다고 설명한다.

이건 마치 사이언스 지가 황구라의 논문 데이터를 재실험을 통해 검증하지 않고 게재한 것이나 마찬가지의 원리이다. FDA는 안전성에 대한 데이터를 면밀히 분석하는 기관이지 데이터를 생산하는 기관이 아니다. 그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실용적이지도 않다.

그러나 임상실험은 실험 설계단계부터 FDA와의 면밀한 협조와 감독 하에 이루어지게 되며 만약 자료의 신뢰성에 문제가 발생하면 회사로서는 괴멸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안전성 데이터는 비교적 돈이 적게 드는 1상에서 얻어지는데, 여기서 몇 푼 아끼자고 엉터리 데이터 만들어서 돈이 훨씬 많이 들어가는 2상, 3상으로 진행시킬 바보는 없다. 운좋게 통과해도 시판한 약의 안전성에 문제가 생기면 회사가 망한다. 한마디로 무지에서 비롯된 주장이다.

책은 건강보다 이윤을 중시하는 제조업체들을 믿지 말고 자연 건강식에 의지하라고 조언한다는 것은 좋은 조언이지만, 그냥 혼자 조용히 드시고 무지한 우리를 불쌍한 눈으로 쳐다보지 말아주세요. We have six billon people to feed.

by 맨땅에헤딩 | 2007/10/24 20:47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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