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고 싶은 답이 정답

백분토론에 전화했다는 애틀란타 한인주부.

많은 경우 우리가 토론을 하고 질문을 하는 이유는 정답을 알고 싶어서가 아니라 우리가 듣고 싶은 답을 들으려고 하는 거죠. 어제의 주부님은 차분한 목소리로 질문(인터뷰?)을 했지만 결국 내용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어요"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육류도매업을 한다던 한인회장이든, 성명서를 발표한 한인주부 단체든 대표성이 없기는 마찬가지고,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의 작은 모임만을 대변하는 것도 마찬가지고, 그 생각을 공유하는 본국의 집단에 의해 마치 대표성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선전되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면에서 어제 손석희씨의 "어느 단체 명의의 성명서냐"라는 질문은 간명하지만 핵심을 찌르는 것이었죠.

교포 혹은 유학생이라는 "외부인"이 - 아마도 더 객관적이며 더 권위있는(미국에 사니까) - 제시하는 의견에 혹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오랜 전통이에요. 무슨 일 있으면 외국인 의견, 해외각국 반응 찾아다니고. 그러나 "내 주위에서 보니까..." 하는 수준의 발언이 권위를 가지고 진실인 것처럼 통용되는 것은 상당히 우스운 꼴입니다. 듣고 싶은 답을 외부인이 말해줬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주장이 정당성을 얻지는 않아요. (이 말은 양쪽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입니다) 성명서든 뭐든 얼마든지 발표할 수 있지만, 그것 하나에 휘둘리는 대한민국은 별로 자랑스럽지 않아요.

by 맨땅에헤딩 | 2008/05/09 14:40 | 트랙백 | 핑백(1)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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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ed at 사관은 논한다, : 승리의 위.. at 2008/05/10 14:46

... 를 탁하고 치면 억하고 나오는것들은 못봤다고 하는지 참 대단하다.영문 위키페디아에서 웃으면 됐나? 아무튼 여러가지 의미로 박수를 보낸다.Ps.하긴 당신귀에는 듣고 싶은 답이 정답이겠지. ... more

Commented by 제피르팔콘 at 2008/05/09 14:50
아닙니다. 미국인도 먹는 안전한 소고기라는 정부 측의 주장에 대해서

1. 한국에 수입될 30개월 이상 소고기는 미국에서는 먹지도 않으며,

2. 미국인들도 미당국의 검역시스템에 대해 불안감을 가지고 있으며,

3. 하물며 OIE 기준도 지키지 못했다고 반박했죠.

정부 측의 논거가 너무나 아쉽게도 '미국이 다 알아서 잘 해줄거야. 미국인들도 미국 쇠고기 잘 먹어.' 밖에 없었던 만큼 현지인의 저런 반론은 매우 효과적이었습니다. 듣고 싶은 말 밖에 안 듣는다뇨. 100분 토론 시청한 사람들을 아주 제대로 깔아보십ㄴ다?
Commented by 제피르팔콘 at 2008/05/09 14:59
아, 리플을 달고보니 블로그 대문이 가관이네요. 죄송합니다. 번지 수를 잘못 찾았네요. 그냥 냉소와 조롱하세요.
Commented by 맨땅에헤딩 at 2008/05/09 15:20
세상엔 참 별 사람 많군요. 제발로 찾아와서 조롱당하다니...
Commented by 까날 at 2008/05/09 16:49
'의열'하신 분이 오셨다 가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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